벚꽃 가득한 도시에서 아름다운 하늘나라보리가 전합니다.
얼마를 떨어져 지냈든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살다 보면 살만 해 진다는 경험이 위안이 되지만 특히 이렇게 1년씩 떨어져 있었을 때에는 마음속에서 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편한 곳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보다 다시 그 정글로 들어가야 한다는 마음의 어려움입니다. 뿌연 먼지와 습하고 더운 공기, 매연과 빽빽한 차량들은 감내하면 그만일 것입니다. 무엇을 해도 확실한 것이 없다는 것, 원칙 없는 행정과 상식 없는 일상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것이 하늘을 무겁고 어둡게 합니다. 그렇게, 타임머신을 탄다는 것은 단순히 낙후된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이 아닌 좀체 알 수 없는 정신세계로 되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참 바보같고 미련한 짓입니다. 하지만 이 불확실성이 내가 아닌 ㅈ를 의지하게 하는 양분이 됩니다.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씨앗은 이 세계를 태우고도 남을 불씨이며 이 땅을 적시고도 남을 샘물입니다. 당신만이 이 구제불능 난세에 대체불가 희망입니다. 이 마음을 안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 봅니다. 날이 갈수록 마음은 오히려 약해지고 경험은 더욱 나를 위축 시킵니다. 그래서 더욱 ㅈ를 의지합니다. 불혹에 오히려 자신 신뢰할 수 없음에 녹아 내린 마음이 지천명(知天命)으로 나아가는 물꼬이기를 소원해 봅니다.
벚꽃이 이미 져 버린 후 밟았던 고국에 벚꽃이 흐드러졌습니다. 그렇게 채워진 꽃 같은 한 해를 뒤로하고 다시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두 번째 10년입니다. 과제인지 선물인지 큼직한 꾸러미들이 마당 가득 쌓여 있습니다. 새 땅으로 팀의 이사, 새 일꾼들의 비자수속, 미지의 사역 개척, 엔지오 등록…모두 주님이 하실 일들입니다. 시키는 대로 해내길, 즐거이 해 내길 소원합니다. 그렇게 그 땅이 분홍빛으로 물들고, 견딜 수 없었던 봉우리가 터지고 그렇게 흐드러질 봄을 꿈꿔 봅니다. 들어가서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2021년 4월 벚꽃 가득한 도시에서 아름다운 하늘나라보리드림
윤아름 선교사 www.cry.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