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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감사

기사승인 2020.11.19  10: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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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고구마가 풍작인가 봅니다. 시골에 계시는 형님이 농사지었다 하시며 고구마를 한 박스 보내오셨습니다. 장로님 한 분은 직접 농사를 지었다면서 또 고구마 한 박스를 들고 오셨습니다. 권사님 한 분은 본인이 먹어 보니 정말 맛있다면서 목사님 생각이 나서 사 왔다고 합니다. 

 엊그제는 우리 교회가 후원하고 있는 농촌 교회 사모님이 직접 고구마 농사를 지었는데 판로가 걱정이라는 말씀을 듣고 트럭에 싣고 오시라 하여 교회에서 판매하였습니다. 사모님은 후원해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또 고구마 한 박스를 주고 가셨습니다. 이래저래 고구마 박스가 쌓여 있습니다. 올겨울은 고구마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습니다. 

 고구마를 보면 어릴 적 생각이 떠오릅니다. 계절적으로 이맘때가 되면 고구마를 수확하는데 온 가족이 고구마 밭에 가서 줄기를 잡아 뽑아 올리고 괭이로 조심스럽게 둔덕을 캐면 한 뿌리에서 여러 개가 주렁주렁 달려 나옵니다. 조심한다고 하지만 어떤 놈은 옆구리를 괭이에 걷어차여 찍혀 나오기도 하고, 가느다란 놈은 뽑아 올릴 때 뚝- 허리가 부러지기도 합니다. 고구마를 캐다 힘들면 냇물에 깨끗이 씻어 우두둑 우두둑 베어 먹는 맛이 그만입니다. 어쩌다 노랑 고구마가 나오면 ‘미국 고구마’라고 좋아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노란색을 보면 ‘미국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었습니다. 노랑머리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구마를 캐다보면 동물 모양이 많습니다. 물개 모양, 돼지 모양, 가늘고 길면 지렁이 같다고 했습니다. 그중 크고 튼실하게 생긴 놈은 따로 골라 추수감사절에 교회에 가지고 가겠다고 말씀드리면 그러라고 허락해 주셨습니다. 밭에서 캐낸 고구마 중에서 제일 잘 생기고 크고 맛있게 생긴 고구마 대 여섯 개 골라 냇물에 깨끗이 씻어 따로 보관하였다가 추수감사절 때 성전에 바쳤습니다. 어렸을 때는 저걸 하나님이 어떻게 드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주일날 하루종일 강단에 올려져 있던 감, 밤, 사과, 배, 배추, 무, 고구마가 다음 주일날 가보면 사라졌습니다. 

‘아, 하나님께서 일주일 동안 다 드셨나보다’ 

우리 교회 강단에 장식되어 있던 과일을 정리하여 권사님이 가져다주시면 먹으면서 속으로 웃음이 납니다, 

 고구마는 가난한 시절 중요한 먹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방 한 켠에 수수자루로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수확한 고구마를 쏟아놓고 겨우내 꺼내 먹습니다. 생으로 깎아 먹기도 하고, 밥 지을 때 고구마를 올려 삶아 먹기도 하고, 아궁이에 불 지필 때 집어넣어 구워 먹기도 하였습니다. 

겨울철 담장 위 쌓인 눈 속에 고구마를 찔러 두었다 다음날 먹으면 달착지근하여 맛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군고구마 장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의하여 각자 집에서 고구마 한 포씩(부모님 몰래) 자전거에 싣고 와서 군고구마를 팔았는데, 사실 판 것보다 지네들 먹은 것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래도 재료는 무료로 가져왔으니 판만큼 수익이 생겼지요. 그 돈으로 자장면 곱빼기 사먹는게 큰 재미였습니다.    

 고구마를 보면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부모님 생각도 납니다. 화롯불에 둘러앉아 구워먹던 형과 누나들도 생각납니다. 추수감사절에 강단에 올렸던 고구마도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 

신16:17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드릴지니라’

/보배로운교회 담임목사

류철배 목사 www.cry.or.kr

<저작권자 ©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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